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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자 미가야가 아합에게 경고하다

(대하 18:2-27)

22 그 다음 두 해 동안 아람과 이스라엘 사이에 전쟁이 없었다. 세 해째 되는 해에 유다의 여호사밧 왕이 이스라엘 왕을 만나러 갔다. 그 전에 이스라엘 왕이 그의 신하들에게 이렇게 말한 적이 있었다. “길르앗의 라못이 본래 우리 땅인 것을 너희는 알지 못하느냐? 그런데도 우리는 그 땅을 아람 왕에게서 되찾을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다.”

그러다가 여호사밧이 그를 찾아오자 아합이 여호사밧에게 물었다. “내가 길르앗의 라못을 치러 가는데 같이 가지 않으시렵니까?”

여호사밧이 이스라엘 왕에게 대답하였다. “무엇이든 임금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하겠습니다. 나의 군대가 곧 임금님의 군대이며, 나의 말들이 곧 임금님의 말들입니다.” 그러나 여호사밧은 이렇게도 말하였다. “먼저 주의 뜻을 여쭈어 봅시다.”

그리하여 이스라엘 왕이 사백 명쯤 되는 예언자를 불러서 물었다. “내가 길르앗의 라못을 치러 가는 것이 좋겠소, 아니면 그만두는 것이 좋겠소?”

예언자들이 대답하였다. “가십시오. 주께서 그 땅을 임금님의 손에 넘겨주실 것입니다.”

그러나 여호사밧이 물었다. “이 사람들 말고 우리가 물어 볼 다른 주의 예언자는 없습니까?”

이스라엘 왕이 여호사밧에게 대답하였다. “주의 뜻을 여쭈어 보게 할 사람이 한 사람 더 있기는 합니다. 이믈라의 아들 미가야라는 자인데, 그는 나에 대해 한 번도 좋은 것을 예언한 적이 없고, 언제나 나쁜 것만 예언합니다. 그래서 나는 그를 싫어합니다.”

여호사밧이 대답하였다. “임금님께서는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됩니다.”

그리하여 이스라엘 왕이 신하 가운데 한 사람을 불러 명하였다. “이믈라의 아들 미가야를 곧 데려오너라.”

10 그때에 이스라엘 왕과 유다 왕 여호사밧은 용포[a]를 떨쳐입고, 사마리아 성문어귀 타작마당에 마련된 왕좌에 앉아 있었다. 그들 앞에는 모든 예언자들이 예언을 하고 있었다. 11 그 예언자들 가운데 그나아나의 아들 시드기야가 있었다. 그가 쇠로 만든 뿔[b]을 가지고 와서 말하였다. “주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네가 이 뿔들로 아람군을 찔러 멸할 것이다.’” 12 그러자 다른 모든 예언자들도 똑같은 예언을 하였다. “길르앗의 라못을 공격하십시오. 그러면 승리하실 것입니다. 주께서 그 땅을 임금님의 손에 넘겨주실 것입니다.”

13 한편 미가야를 부르러 간 신하가 그에게 말하였다. “보십시오. 다른 예언자들은 하나같이 임금님이 승리할 것이라고 예언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예언자께서도 그들이 한 말과 똑같이 임금님께 좋은 말을 하십시오.”

14 미가야가 대답하였다. “주께서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합니다만, 나는 오직 주께서 내게 일러주시는 것만 말할 수 있습니다.”

15 미가야가 오자 왕이 그에게 물었다. “미가야, 우리가 길르앗의 라못을 치러 가는 것이 좋겠소, 아니면 그만두는 것이 좋겠소?”

미가야가 대답하였다. “가셔서 공격하십시오. 그러면 승리하실 것입니다. 주께서 그 성을 임금님의 손에 넘겨주실 것입니다.”

16 왕이 그에게 말하였다. “그대가 주의 이름으로 나에게 말을 할 때에는 진실만을 말해야 하오. 그런데 내가 몇 번이나 더 그대에게 맹세를 시켜야 그렇게 하겠소?”

17 그러자 미가야가 대답하였다. “내가 보니 온 이스라엘이 목자 없는 양같이 이 산 저 산으로 흩어졌습니다. 주께서 ‘이 사람들에게 주인이 없으니, 싸우지 말고 각자 평안히 집으로 돌아가게 하여라.’ 하십니다.”

18 이스라엘 왕이 여호사밧에게 말하였다. “이 사람은 나에 대해 한 번도 좋은 것을 예언하지 않고, 언제나 나쁜 것만 예언한다고 내가 말하지 않았습니까?”

19 미가야가 이어서 말하였다. “그러므로 주의 말씀을 들어 보십시오. 내가 보니 주께서 하늘에 있는 그의 보좌에 앉으시고 하늘의 군대가 그분의 오른쪽과 왼쪽에 둘러 서 있었습니다. 20 주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누가 아합을 꾀어서 길르앗의 라못을 치러 갔다가 거기서 죽게 하겠느냐?’

그러자 이 천사는 이렇게 말하고 저 천사는 저렇게 말하였습니다. 21 마지막으로 한 영이 나와 주 앞에 서서 아뢰었습니다. ‘제가 가서 그를 꾀어내겠습니다.’

22 주께서 물으셨습니다. ‘무슨 방법으로 꾀어내겠느냐?’

천사가 대답하였습니다. ‘제가 나가서 아합의 모든 예언자들의 입에 들어가 거짓말하는 영이 되겠습니다.’

주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그렇게 하면 네가 그를 꾀어낼 수 있겠구나. 가서 그렇게 하여라.’

23 그리하여 이제 주께서 임금님의 모든 예언자들의 입 속에 거짓말하는 영을 넣으셨습니다. 주께서 왕에게 재앙을 내리시기로 결정하셨기 때문입니다.”

24 그러자 그나아나의 아들 시드기야가 미가야에게 다가와서 그의 뺨을 때리며 말하였다. “주께로부터 온 영이 나를 떠나 네게로 갈 때 어느 길로 갔더란 말이냐?”

25 미가야가 대답하였다. “네가 골방으로 들어가 숨는 날에 알게 될 것이다.”

26 이스라엘 왕이 명령하였다. “미가야를 붙잡아 이 도성의 성주 아몬과 요아스 왕자에게 돌려보내라. 27 그리고 나의 명령이라고 하면서 이렇게 일러두어라. ‘이 자를 감옥에 가두고, 내가 무사히 돌아올 때까지 굶어 죽지 않을 만큼의 빵과 물만 주어라.’”

28 미가야가 큰 소리로 말하였다. “만일 임금님께서 무사히 돌아오실 수 있다면, 주께서 나를 통해 이렇게 말씀하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그런 다음 덧붙여 말하였다. “여기 있는 여러분 모두는 내가 한 말을 잘 기억해 두십시오.”

아합의 죽음

(대하 18:28-34)

29 그리하여 이스라엘 왕과 유다 왕 여호사밧이 길르앗의 라못을 치려고 올라갔다. 30 이스라엘 왕이 여호사밧에게 말하였다. “나는 변장을 하고 싸움터로 나갈 터이니 임금님께서는 용포를 그대로 입고 싸우십시오.” 그리하여 이스라엘 왕은 변장을 하고 싸움터로 나갔다.

31 아람 왕은 이미 서른두 명의 전차부대 지휘관들에게 이런 명령을 내려 두었다. “너희는 큰 자든 작은 자든 다른 사람과는 싸우지 말고 오직 이스라엘 왕하고만 싸워라.” 32 전차부대 지휘관들이 여호사밧을 보고는 “이 자가 틀림없이 이스라엘의 왕이다.”라고 생각하였다. 그리하여 그들은 모두 몸을 돌려 그에게 달려들었다. 그러자 여호사밧이 놀라 소리쳤다. 33 전차부대 지휘관들은 그가 이스라엘 왕이 아닌 것을 알고 그를 쫓던 것을 멈추었다. 34 그런데 어떤 군인이 아무렇게나 쏜 화살 하나가 이스라엘 왕이 입고 있는 비늘갑옷과 가슴받이 사이에 꽂혔다. 왕은 자기 전차를 모는 병사에게 말하였다. “내가 부상을 입었다. 전차를 돌려 이 싸움터에서 빠져나가자.”

35 하루 종일 싸움이 치열하였다. 이스라엘 왕은 저녁때까지 전차 안에서 겨우 몸을 지탱하며 아람 군대를 마주보고 있다가 해질녘에 죽었다. 그의 상처에서 흘러나온 피가 전차 바닥에 흥건히 고였다. 36 해질 무렵 “각자 자기 성읍으로! 각자 자기 고향으로!” 하고 외치는 명령이 전군에 전달되었다.

37 이렇게 하여 이스라엘 왕이 죽으니 그의 주검이 사마리아로 옮겨져 그곳에 묻혔다. 38 그들이 사마리아의 연못에서 왕의 전차를 씻었는데, 그곳은 몸 파는 여자들이 목욕하는 곳이었다. 주께서 말씀하신 대로 개들이 그의 피를 핥아먹었다.

39 아합이 한 일들을 비롯하여 그가 다스리는 동안 일어난 일들이 모두 ‘이스라엘 왕들의 역사’에 기록되어 있다. 그가 세운 상아 궁전과 그가 건축한 성읍들에 관한 것도 모두 그 책에 기록되어 있다. 40 아합이 죽으니 그의 아들 아하시야가 그를 이어서 왕이 되었다.

유다 왕 여호사밧

(대하 20:31–21:1)

41 이스라엘 왕 아합 제사년에 아사의 아들 여호사밧이 유다의 왕이 되었다. 42 여호사밧은 그의 나이 서른다섯 살에 왕이 되어 예루살렘에서 스물다섯 해 동안 다스렸다. 그의 어머니는 실히의 딸 아수바였다. 43 여호사밧은 모든 일에 있어서 그의 아버지 아사가 걸은 길을 따라 걸으며 그 길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그는 주께서 보시기에 옳은 일을 하였다. 그러나 그가 산당을 헐지 않아서 백성들은 여전히 그곳에서 제물을 바치고 분향하였다. 44 또한 여호사밧은 이스라엘 왕과 평화롭게 지냈다.

45 여호사밧이 다스리는 동안에 있었던 다른 일들과 그가 이룬 일들과 그가 거둔 군사적 업적은 모두 ‘유다 왕들의 역사’에 기록되어 있다. 46 여호사밧의 아버지 아사 왕 이 죽은 뒤에까지 신전에서 몸을 파는 남창들이 남아 있었는데[c], 여호사밧이 그들을 그 땅에서 모두 쫓아냈다. 47 그 당시에는 에돔에 왕이 없었고 유다의 왕이 세운 대리자가 다스리고 있었다.

여호사밧의 무역선

48 여호사밧 왕은 오빌에서 금을 가져오려고 다시스[d] 상선대와 같은 배들을 만들었다. 그러나 그 배들이 에시온게벨에서 부서져서 아예 돛을 올려 보지도 못하였다. 49 그때에 아합의 아들 아하시야가 자기의 선원들을 보내 도와주겠다고 하였으나 여호사밧은 그의 제안을 거절하였다[e].

50 여호사밧은 죽어서 그의 조상들이 묻힌 다윗 성에 묻혔다. 그의 아들 여호람이 그의 뒤를 이어 왕이 되었다.

이스라엘 왕 아하시야

51 유다 왕 여호사밧 제십칠년에 아합의 아들 아하시야가 이스라엘 왕이 되었다. 그는 사마리아에서 두 해 동안 다스렸다. 52 아하시야는 주께서 보시기에 악한 일을 하였다. 그의 아버지 아합과 그의 어머니 이세벨과 느밧의 아들 여로보암이 이스라엘 백성에게 죄를 짓게 하였는데, 그도 그들의 길을 따라 걸었기 때문이다. 53 그는 바알을 섬기고 절 하였으므로 그의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이스라엘의 주 하나님의 화를 몹시 돋우었다.

Footnotes

  1. 22:10 용포 임금이 입던 정복. 30절
  2. 22:11 쇠로 만든 뿔 이것은 아주 강한 힘의 상징이었다.
  3. 22:46 신전에서…있었는데 이와 같은 성적 죄는 가나안의 신들에게 드리는 예배의 한 방식이었다.
  4. 22:48 다시스 다시스는 이스라엘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도시로, 지금의 스페인에 있었던 듯하다. 다시스에는 지중해를 항해하는 큰 배들이 많이 있는 것으로 유명하였다.
  5. 22:49 그때에…거절하였다 여호사밧이 장악하고 있던 에시온게벨은 갈대바다, 아프리카 해안, 아라비아 반도, 페르시아 만, 인도로 이어지는 해안들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항구였다. 아하시야는 여호사밧을 도와준다는 구실로 그 지역을 장악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였을 것이다.